수족냉증의 원인 질환으로 가장 흔한 것이 ‘레이노증후군’이다. 실제 추운 환경에 노출되었 을 때 손발이 차고 피부색이 변하는 증후군으로 주로 추위에 쉽게 노출되는 손가락에 많이 발생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생리반응으로 교감신경이 흥분해서 손가락 말단부 혈관이 수축하게 되는데, 이것이 과도한 경우 말단부로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시린감과 함께 피부색의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처음에는 허혈증상으로 말단부가 하얗게 변색되며 창백해지고 회복단계에서는 자주빛으로 변하면서 정상 피부색으로 돌아오는 양상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창백해지기만 하기도 하고, 일부는 청색증만 보이기도 한다.레이노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전 인구의 3~5%에서 평생 한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이중여자가 남자보다 6~8배 정도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레이노증후군 환자의 약 80%가 여성이라는 보고도 있는데 여자에서 더 잘 발생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않다. 남성에서는 흡연이, 여성에서는 음주가발생위험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원인 질환이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레이노증후군’ 역시 수족냉증의 원인질환이다.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추위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정도만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혈관수축물질 차단제, 혈관근육이완제 등의 약물이 필요하다.
루프스, 류마티스관절염, 혈관염 등 내과적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수족냉증을 두고 ‘이차성레이노증후군’이라고 한다.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은 심하면 지속적인 통증은 물론 조직의 괴사로 이어질 수 있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동맥경화에 의한 수족냉증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많다. 퇴행성관절염, 척추관협착증이나 말초신경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증상만으로감별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자가 진단보다는 신경과 혹은 혈관외과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원발성 레이노증후군은 주로 손가락 끝에 증상이 나타나는 레이노증후군과는 달리 주로 하지에 발생하고 일측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만져보았을 때 피부가 차고 발등이나 오금에서 맥박이 만져지지 않으면 의심할수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허혈이 발생해 주위 신경과 조직이 괴사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수족냉증의 또 다른 흔한 원인 질환은 말초신경병증이다. 시린감 외에도 저린감, 무딘감, 화끈거림, 스칠 때 아픈 느낌, 벌레가 기어 다니는느낌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말초신경병에 의한 시린감은 ‘손발이 시린데만져보면 따뜻한’ 경우가 많다. 신경병에 의해 뇌가 감각이상을 느끼지만, 실제 혈관이상은없기 때문이다. 주로 당뇨, 신장 질환에 의한 요독증, 항암제 투여 등처럼 내과 질환이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내과 질환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말초신경병증의 증상과 원인은 매우 다양하여 약 30% 정도는 초기에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일반적으로 ‘길이 의존적 법칙’ 즉, 길이가 긴 신경일수록 발끝부터 증상이 시작되는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하지 신경이 상지신경보다 길기 때문에 주로 양 발가락 끝에서 증상이 시작되며, 발목까지 증상이 진행되면 손끝마디가, 무릎까지 진행되면 손목까지 증상이 나타난다.
말초신경병은 그 자체가 질병이라기보다는 원인 질환에 의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로 신경상태를확인하고 여러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찾아내는 일련의 진단과정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스트레스 혹은 긴장 상태가 지속되어교감신경이 과흥분 상태가 되면 생리적으로 사지말단부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시리고 축축해지는 현상이 생긴다. 따라서 특별한 질환이없으면서,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증상이 생기는경우는 바이오피드백 요법이나 긴장완화, 요가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평소 손발이 차다고 해서 동상에 잘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위에서 설명한 이차성 레이노증후군, 말초혈관질환, 말초신경병증 환자들은 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동상의 위험이 있다. 당뇨병과 같은 혈관 질환 위험인자가 있거나, 과도한 흡연과 음주를 하는 경우 위험도는 더 증가한다. 역으로 동상에 걸린 적이 있으면 레이노증상이 더 쉽게 유발되기도 한다. 따라서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보온에 주의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냉동식품을 다루거나 외부 작업자 등 추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직업을 가진 경우, 손발에 습기가 차면 동상 위험이 급증하므로 양말이 땀에 젖으면 바로 갈아 신거나 발한 기능이 있는 양말 또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일부 고혈압약제, 베타차단제 등 약물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복용중인 약물을 꼼꼼히 살펴보고,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수족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추위를 최대한 피하고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 찬물에 손을 노출시키지 않는것이 좋은데 어쩔 수 없이 찬물을 만져야 한다면 반드시 보온을 위한 장갑을 착용한다. 혈관 확장과 근육 이완에 효과가 있는 반신욕을 매일 30분정도 하고 규칙적인 우동을 하며 몸을 꽉 조이는 의류는 착용하지 않는다. 고지방 음식은 피하며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생선이나 식물성 지방을 위주로 식단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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